東問西答(동문서답)은 "東(동): 동쪽", "問(문): 묻다", "西(서): 서쪽", "答(답): 대답하다"라는 글자 그대로, "동쪽을 물었더니 서쪽을 대답한다"는 뜻을 가진 고사성어다. 이는 질문과 전혀 상관없는 엉뚱한 대답을 하는 상황을 풍자하거나 비판할 때 쓰이는 표현이다.
동문서답의 뜻과 유래
동문서답의 정의
동문서답은 질문자의 의도나 맥락을 무시한 채 전혀 다른 주제나 관점으로 응답하는 태도나 상황을 비유적으로 나타낸다.
- 의미
- 질문과는 무관한 엉뚱한 답변을 내놓는 태도.
- 대화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회피하려는 방식.
- 질문자와 대답자 사이의 소통 단절 또는 이해 부족의 상징.
- 사용 맥락
- 회의나 토론 중 의도적으로 질문을 회피할 때.
- 아이가 어른의 질문에 엉뚱하게 반응할 때.
- 상대방이 문제의 본질을 모르거나 무시할 때.
동문서답의 유래
동문서답의 어원은 고대 중국의 문답 고사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직접적인 일화보다는 비유적 표현이 관용어로 정착된 사례에 가깝다.
- 『논어』에서는 공자가 제자의 질문에 대해 의도적으로 다른 대답을 함으로써, 문답을 통해 생각을 이끌어내려는 교육적 방법을 쓰기도 하였다.
- 한편, 『장자(莊子)』와 같은 철학서에서는 상대주의적 사고나 언어의 한계를 강조하기 위해 엉뚱한 문답 구조를 사용한 구절들이 다수 존재한다.
- 고대 문헌들에서는 종종 동문서답이 지혜의 상징이기도 했지만, 일반적으로는 소통 실패나 무관심의 표현으로 사용되었다.
동문서답의 현대적 의미
의사소통 실패의 상징
- 대화와 소통의 본질을 저해하는 요소
- 동문서답은 현대 사회에서 불통(不通)의 대표적인 예로 인식된다.
- 예: "그는 내 질문에 대해 늘 동문서답만 한다."
- 질문 회피나 의도적 혼란 유발의 도구
-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가 민감한 질문을 피해 다른 이야기로 돌리는 것도 일종의 동문서답이다.
- 예: "기자회견에서 동문서답으로 일관한 장관의 태도는 국민의 실망을 샀다."
심리적, 인지적 관점에서의 동문서답
- 주의력 결핍이나 이해 부족의 신호
- 청소년이나 노년층이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답하는 경우, 인지 능력이나 집중력 저하의 징후로 해석될 수 있다.
- 예: "치매 초기 환자는 종종 동문서답을 하기도 한다."
-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비롯된 대화 패턴
- 질문자의 맥락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경우도 동문서답이다.
- 예: "그는 대화를 자기중심적으로 이끌어가다 보니 자주 동문서답을 한다."
기술적 소통에서도 나타나는 문제
- AI, 챗봇, 자동응답 시스템에서의 오류
- 질문에 맞는 답을 제공하지 못하는 시스템은 신뢰를 떨어뜨린다.
- 예: "고객센터 챗봇이 계속 동문서답을 하니 답답하다."
- 검색 시스템의 질 낮은 결과도 일종의 동문서답
- 사용자의 질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검색 결과 역시 동문서답의 기술적 예다.
동문서답의 교훈
- 질문을 이해하는 능력이 대화의 출발점이다
- 정확한 응답은 먼저 상대의 질문을 제대로 듣고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 무관심과 무지, 회피는 소통의 적이다
- 동문서답은 무심함, 또는 의도적인 외면의 표현일 수 있다.
- 소통은 정보 전달이 아닌 공감의 과정이다
- 질문에 공감하고 맥락을 파악하려는 태도가 진정한 대화의 시작점이다.
동문서답의 유사어
- 牛頭不對馬嘴(우두부대마취) – 소의 머리와 말의 입이 맞지 않다
- 말이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뜻으로, 논리가 맞지 않거나 맥락이 다른 상황.
- 答非所問(답비소문) – 묻는 것과 다른 대답을 하다
- 정확히 동문서답과 유의어로, 질문과 무관한 답을 의미.
- 南轅北轍(남원북철) – 남쪽으로 가려는데 수레는 북쪽으로 간다
- 목표와 행동이 완전히 어긋나는 상황.
동문서답의 활용 예문
- "그는 질문을 제대로 듣지 않아서 자꾸 동문서답을 한다."
- "회의 중 질문에 대해 동문서답하는 태도는 신뢰를 무너뜨린다."
- "면접에서는 질문에 정확히 답하는 것이 중요하며, 동문서답은 감점 요인이 된다."
영어 표현
- Answering beside the point – 핵심을 벗어난 답을 하다
- Talking past each other – 서로 다른 이야기만 하다, 대화가 엇갈리다
- Non sequitur – 앞뒤가 맞지 않는 말, 비논리적 대답
- Evading the question – 질문을 회피하다
- Off-topic response – 주제에서 벗어난 대답
비슷한 의미의 속담
- 소 귀에 경 읽기 – 아무리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
- 귓등으로 듣는다 – 말을 흘려듣고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음
-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 상대의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함
- 대화가 핀트가 안 맞는다 – 서로의 의도가 맞지 않아 대화가 어긋남
반대말 또는 반대 개념
- 문답일치(問答一致) – 질문과 대답이 정확히 맞아떨어짐
- 직설화법(直說話法) – 돌려 말하지 않고 질문에 직선적으로 답함
- 의사소통(意思疏通) – 생각이나 의도를 정확히 주고받는 대화
- 공감대화(共感對話) –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호응하는 대화 방식
결론
동문서답은 질문과 무관한 대답을 통해 소통이 단절되거나 오해가 발생하는 상황을 표현하는 고사성어이다. 이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소통 태도와 관계의 질을 비추는 거울이다. 현대 사회에서 동문서답은 단순히 엉뚱함이 아니라, 이해 부족, 회피, 무관심, 기술적 결함 등 다양한 문제를 드러내는 신호로 작용한다. 따라서 정확한 질문 이해와 맥락 인식, 공감하는 응답 태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우는 교훈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