脣亡齒寒(순망치한)은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한쪽이 망하면 다른 쪽도 위태로워진다는 의미의 고사성어다. 개인, 조직, 국가 간의 의존 관계를 강조하며, 특히 상호보완적 관계에서 한 쪽의 실패나 파괴가 곧 다른 쪽의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한자 풀이
- 脣(순): 입술 순
- 亡(망): 망할 망, 없어질 망
- 齒(치): 이 치
- 寒(한): 찰 한
⇒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유래와 배경
이 성어는 중국 전국시대, 진(秦)나라가 한(韓)나라와 조(趙)나라를 공격하려 하자, 위(魏)나라가 조나라와의 동맹을 깨뜨리려 하며 조나라에 동맹 파기를 요구했던 일화에서 비롯되었다. 이에 조나라의 명재상 인상여(藺相如)는 동맹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며 말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脣亡則齒寒). 우리는 입술과 이처럼 서로를 지켜주는 존재이니, 동맹을 깨면 위태로울 것이다.”
그 비유가 매우 적절하여, 이후 '순망치한'은 상호 의존적 관계에 있는 존재들 사이의 이해관계를 설명하는 대표적 고사로 쓰이게 되었다.
현대적 의미와 적용
1. 국가 간의 외교 및 동맹 관계
지정학적 관계에서, 인접국 혹은 동맹국의 붕괴는 자국의 안보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예컨대 한미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국제 협력체계에서 한 나라의 안보 위협은 전체 시스템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2. 회사 및 부서 간 협업 구조
회사 내부의 부서 간에도 순망치한 관계가 존재한다. 개발 부서가 무너지면 마케팅 부서도 성과를 낼 수 없고, 고객 지원팀이 실패하면 전체 기업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는다. 조직 구성원 간 협력은 생존과 직결된다.
3. 공동체와 가족, 친구 관계
가정 안에서 한 사람의 건강이나 경제적 실패가 가족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친구 간에도 한 쪽의 몰락이 다른 쪽의 사회적, 정서적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 순망치한은 함께 살아가는 관계의 본질을 환기시킨다.
영어 표현과 해석
- Without the lips, the teeth feel the cold. – 밀접한 관계에서 하나가 사라지면 다른 하나도 위험하다
- Interdependence – 상호 의존성
- One falls, the other suffers. –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하나도 고통받는다
관련 속담 및 표현
-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 상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
- 한솥밥 먹는 사이 – 공동의 이해관계를 가진 사이
-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 협력이 깨질 때 생기는 문제점 강조
유사 개념 및 반대 개념
유사 개념
- 동고동락(同苦同樂):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눔
- 공생공존(共生共存): 함께 살고 함께 존재함
- 수주대토(守株待兔): 정체된 관계가 초래할 위험 강조 측면에서 유사
반대 개념
- 각자도생(各自圖生): 각자가 살아갈 길을 따로 도모함
- 이기주의(利己主義):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함
- 사분오열(四分五裂): 조직이나 공동체가 분열되어 따로따로 행동함
활용 예문
- “협력업체가 도산하면 우리 회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순망치한의 관계니까.”
- “가족 중 누군가 아프면 모두가 힘들어진다. 순망치한이 따로 없다.”
- “지금은 경쟁보다 협력이 필요하다. 순망치한의 시대다.”
철학적 성찰
순망치한은 인간 존재의 본질이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규정된다는 것을 일깨운다. 우리는 철저히 타인과 엮여 있으며, 타인의 몰락은 곧 나의 몰락이 될 수 있다. 현대 사회는 더욱 복잡하게 얽혀 있고, 글로벌 공급망이나 국제 협력 체계, 데이터 기반 사회 등에서 상호 의존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따라서 연결과 협력, 이해와 배려의 윤리를 다시 새길 때 이 고사성어는 현실적인 지침이 된다. 생존은 고립이 아니라, 관계 안에서 가능하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내가 무너지면 너도 안전하지 않다."